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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운용사협의회, 연합회 전환으로 계류 중인 PEF 규제 법안 흐름 바꿀까
PEF운용사협의회, 연합회 전환으로 계류 중인 PEF 규제 법안 흐름 바꿀까
  • 박지우 기자
  • 승인 2026.10.2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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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서 협의회 해산∙연합회 설립 등 7개 안건 가결
회원 96곳 임의단체의 금융위 허가 사단법인 격상
금융위 허가 늦어지면 출범 내년 1분기로 순연 가능성
(사진=AI 생성 이미지)
PEF운용사협의회가 기존 조직을 해산하고 연합회로 전환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한국M&A경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협의체인 PEF운용사협의회가 기존 조직을 해산하고 정식 연합회로 전환한다. 법인격 없이 회장 순번제로 운영돼 온 임의단체가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는 사단법인으로 바뀌는 것이다.

협의회는 28일 연차총회를 열고 ‘한국프라이빗에쿼티(PE)연합회’(가칭) 설립 추진 등 7개 안건을 가결했다. 정관 개정, 회장∙부회장 임기 연장, 협의회 해산과 청산인 선임, 잔여재산 이전 안건도 함께 처리했다.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 조직을 청산하고 새 법인으로 옮겨 가는 절차다. 협의회는 운용자산(AUM) 규모에 따라 회원사 의결권을 차등 부여하는데, 집행위원회 소속 15개사가 모두 찬성했다.

협의회는 연말까지 설립 준비를 마치고 내년 1월 업무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날 총회는 금융위에 설립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허가 일정에 따라 출범이 내년 1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PEF운용사협의회 박병건 회장과 현승윤 부회장은 새 조직 출범 때까지 임기를 연장해 설립 작업을 이끈다. 박 회장은 대신프라이빗에쿼티, 현 부회장은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를 맡고 있다.

전환 시점은 국회의 PEF 규제 입법과 맞물린다.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이후 차입인수(LBO) 한도 축소, 내부통제 강화, 운용사 대주주 적격요건 신설 등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여럿 계류돼 있다. 협의회는 연합회 출범을 계기로 업계 의견을 대변하고 금융당국∙국회와의 소통 기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임의단체 10여 년, 법인화 시간표는 거듭 밀렸다

협의회는 상근 조직도 안정적인 재정 기반도 없는 비법인 임의 협의체다. 회원사는 96곳, 회원사 AUM은 약 113조 원 규모다. 국내 PEF 운용사가 400곳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운용사 수 기준으로 4분의 1가량만 참여하는 셈이다. 분기 총회와 월례 집행위원회로 의견을 모아 왔고, 회장은 집행위원사 대표가 순번으로 맡았다.

시장 규모에 비해 조직은 간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PEF 출자약정액은 약 167조 5,000억 원, 운용 중인 펀드는 1,195개다. 2024년 말 153조 6,000억 원∙1,137개에서 1년 새 약정액이 14조 원가량 늘었다. 현 부회장은 16일 한 포럼 발표에서 상근 조직과 재원이 없어 정책 대응과 자율규제를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웠다는 점을 협회 설립 배경으로 꼽았다.

법인화가 공식 안건에 오른 것은 1월 정기총회였다. 당시 협의회는 소통 기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수준일 뿐 전환을 결의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한때 10월 협회 출범과 초대 회장 선임을 목표로 잡았고, 9월부터 금융위와 설립 허가를 협의했다. 16일 포럼에서도 연내 출범이 목표로 제시됐지만 이번 총회에서 시점은 내년 1월로, 늦으면 1분기로 다시 밀렸다. 명칭도 ‘협회’에서 ‘연합회’로 바뀌었다.

출범이 늦어질수록 연합회는 계류 법안 심사와 같은 시간대를 지나게 된다. 업계 대표 기구를 만드는 목적이 입법 논의 대응에 있는 만큼, 허가 시점 자체가 연합회의 실질적 역할 범위를 좌우한다.

국회 앞 ‘단일 창구’, 실제 승부처는 차입 한도보다 보고 의무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차입 인수 구조가 도마에 올랐고 규제 법안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PEF 차입 한도를 순자산의 400%에서 200%로 낮추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은 공모펀드에 적용하던 분기별 자산운용∙영업보고서 제출과 회계감사 의무를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넓히는 법안을,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피투자회사 차입까지 합산해 레버리지를 따지는 방식을 담은 법안을 냈다.

정부안도 대기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중대한 법령 위반 1회만으로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대주주 적격요건 신설, 운용규모 5,000억 원 초과 GP의 준법감시인 선임 의무화를 담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차입 한도는 400%로 유지하되 200%를 넘기면 사유와 관리방안을 당국에 설명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안에 개정안을 의원 입법으로 발의해 올해 상반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했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에 머물러 있다.

쟁점의 무게중심은 차입 한도보다 보고∙공시 쪽에 있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펀드 단계 구조는 자기자본 3조 2,000억 원에 인수금융 2조 7,000억 원으로, 차입이 자기자본에도 못 미쳤다. 인수 단계 차입만 보면 200% 한도로도 걸러지지 않는 구조다. 반면 김현정 의원은 인수가 7조 2,000억 원 가운데 5조 2,000억 원을 주식∙부동산 담보 대출로 조달했다고 지적하고 있어, 차입을 어디까지 합산하느냐에 따라 규제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보고 의무 확대는 모든 국내 등록 운용사의 일상 업무에 곧바로 닿는다. 운용사들은 출자자 명단과 보수 구조 같은 영업 정보까지 보고∙공개 대상이 되면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처럼 바뀐다고 반발해 왔다. 현 부회장은 업계 대표 기구가 생기면 정책기관과 출자자 모두 협의할 단일 창구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회가 내세우는 카드는 자율규제다. 협의회는 금융감독원과 협의해 윤리기준,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 이해상충 관리, 투자자 보호 지침을 담은 모범규준을 상당 부분 마련했고, 불공정행위를 한 회원사에는 자체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다. 금감원도 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표준내부통제기준안을 자율규제 형태로 내놓은 바 있다. 현 부회장은 포럼에서 “PEF 업계도 그 무게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법정 협회 아닌 민법상 법인, 제재력은 정관에 기댄다

연합회는 민법 제32조에 따라 금융위 허가를 받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추진된다. 자본시장법에 설립 근거를 둔 법정단체 금융투자협회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율규제가 법이 정한 협회 업무지만, 연합회의 제재 권한은 정관과 회원 가입 약정에서 나온다. 제재 대상 회원사가 탈퇴하면 구속력은 크게 약해진다.

자율규제의 그물이 닿지 않는 곳도 넓다. 협의회 밖 국내 운용사가 300곳 안팎이고, 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같은 해외 대형 운용사는 국내 GP 등록 없이도 국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정부안과 계류 법안을 두고 국내 운용사만 묶인다는 역차별 논란이 이어졌듯, 연합회 규범 역시 회원으로 남은 국내 운용사에만 적용된다. 홈플러스 사태 당사자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협의회 일반 회원 자격만 유지하고 있다.

의사결정 구조도 따져볼 대목이다. 협의회는 AUM에 비례해 의결권을 나누고, 이번 안건도 집행위원회 15개사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전체 회원사의 찬반 분포는 알려지지 않았고, 대형 운용사 중심의 의결 구조가 연합회 정관에 그대로 이어질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회원 96곳을 넘어 대표성을 넓힐 수 있을지는 중소 운용사가 의사결정에 어떤 비중으로 참여하느냐와 맞닿아 있다.

법인화에는 양면성도 있다. 민법상 비영리법인은 주무관청의 검사∙감독을 받는다. 연합회가 업계 의견을 당국에 전달하는 창구이면서, 당국의 감독 방침이 업계로 내려오는 통로가 될 수도 있는 구조다. 협의회는 비상근 GP 출신 회장과 금융당국 출신 상근 부회장 체제를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구성은 대관 기능과 함께 당국과의 접점도 넓힌다.

추진 측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를 참고 사례로 들어 왔다. 다만 소수 지분 투자가 중심인 벤처캐피탈(VC)과 경영권 인수∙차입을 핵심 수단으로 쓰는 바이아웃 PEF는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지점이 달라, 자율규제가 감당해야 할 범위도 같지 않다.
 

허가 시점∙첫 회장∙모범규준 공개가 연합회의 첫 성적표

먼저 확인할 지표는 금융위 허가 시점이다. 내년 1월 업무 개시에 맞추려면 연내 허가 신청과 심사가 마무리돼야 하고, 1분기로 밀리면 출범 준비가 법안 심사 일정과 겹친다.

인선은 연합회의 성격을 가늠할 단서다. 협의회는 출범 때 PEF 업계 원로급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근 부회장에 금융당국 출신을 영입하면 대외 협상력은 커지지만 업계 이익단체로서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커진다.

정부가 목표로 잡았던 올해 상반기 법 개정 시한은 이미 지났다. 연합회가 출범 전후로 모범규준과 제재 절차를 내놓고 회원 기반을 넓힌다면 계류 법안 심사에서 자율규제를 입법의 보완재로 내밀 근거를 갖게 된다. 반대로 간판만 바뀐 채 법안 심사가 먼저 속도를 내면, 연합회는 이미 정해진 규제를 회원사에 전달하는 역할부터 맡게 될 수 있다.

[한국M&A경제=박지우 기자] news@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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