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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영업이익 271억 원 롬앤에 560억 원 건 마루베니, 창업주 우군에 머물까
연 영업이익 271억 원 롬앤에 560억 원 건 마루베니, 창업주 우군에 머물까
  • 최은지 기자
  • 승인 2026.10.2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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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만 2,000원에 지분 최대 28% 공개매수 착수
일본∙태국 이어 K뷰티로 넓히는 마루베니 뷰티 투자
최소 20% 응모 충족과 미국 법인 적자 탈출이 과제
(사진=AI 생성 이미지)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가 아이패밀리에스씨 지분을 최대 28.0%까지 공개매수한다.(사진=AI 생성 이미지)

[한국M&A경제]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가 색조 화장품 브랜드 ‘롬앤’을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대표 김태욱∙김성현) 지분을 최대 28.0%까지 공개매수한다. 경영권을 넘겨받는 인수가 아니다. 창업 경영진과 의결권을 묶은 채 2대 주주로 들어서는 거래다.

마루베니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 법인 웰라이언트는 23일 아이패밀리에스씨 보통주를 주당 1만 2,000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하고 공개매수설명서를 공시했다. 매수 예정 수량은 최소 333만 6,277주에서 최대 467만 788주로 발행주식총수의 20~28%이며,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11월 11일까지다. 결제는 11월 13일 전액 현금으로 이뤄지고, 최대 투입 금액은 560억 4,945만 원이다.

제시 가격은 22일 종가 8,420원보다 42.5% 높다. 23일 장 초반 주가는 29.93% 오른 1만 940원까지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래도 공개매수가보다는 1,060원 낮다. 최대 투입 금액은 2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405억 원의 약 40%에 해당하고,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두 배를 넘는다.

다만 이번 거래는 신주 발행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560억 원은 회사가 아니라 응모한 주주에게 돌아간다. 해외 확장 비용에 이익이 줄어든 아이패밀리에스씨가 얻는 것은 현금이 아니라 우호 지분과 마루베니의 사업 네트워크다.

 

28.0% 대 28.4%, 최대주주 자리는 남기고 의결권은 묶었다

최대주주인 아이패밀리에스씨 김태욱 대표와 김성현 대표는 공개매수에 응모하지 않는다. 두 대표는 마루베니와의 합의로 공동보유 관계가 됐으며, 6월 말 기준 지분율은 김태욱 대표 28.4%, 김성현 대표 14%다. 합의서는 22일 체결됐고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담았다. 공개매수가 상한까지 채워지면 합산 지분율은 70.39%, 최소 수량만 사들여도 62.39%다.

개별 지분으로 보면 구도는 팽팽하다. 상한 기준 웰라이언트 28.0%와 김태욱 대표 28.4%의 차이는 0.4%포인트에 불과하다. 웰라이언트는 두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한 독립 경영을 존중하고, 최소 3년간 경영진 직위와 대표 지명권을 보장하기로 약정했다. 이번 동맹은 ‘3년’과 ‘최대주주 지위 유지’라는 두 조건 위에 서 있는 셈이다.

마루베니의 역할은 이사회와 새 조직으로 구체화한다. 공개매수 뒤 마루베니는 지분율에 맞춰 최소 1명 이상의 이사를 지명할 권리를 갖고, 지명된 기타비상무이사는 해외 전략과 브랜드 확장을 담당한다. 대표 자문기구로 투자위원회가 생기고, 대표 직속으로 사업개발부와 경영기획부도 신설된다.

새 조직은 글로벌 제휴처와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인수 후 통합(PMI)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공개매수는 상장폐지나 완전자회사 편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합병이나 분할, 영업양수도 계획도 없다. 다만 인수 후 통합을 돕는 조직을 따로 둔다는 점은 아이패밀리에스씨가 외부 브랜드나 유통사 인수에 나설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읽힌다.

 

해외 확장이 이익을 깎던 때, 공개매수가는 2025년 초 몸값의 절반 이하

거래 시점은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수익성이 꺾인 구간과 겹친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2,241억 원으로 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억 원, 당기순이익은 218억 원으로 각각 19.3%, 22.9% 줄었다. 판매관리비는 2024년 396억 원에서 지난해 611억 원으로 불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만 423억 원이 집행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8% 감소했다. 미국∙유럽 진출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과 일본∙미국 유통 채널 직영화 개편으로 물류 관리비와 마케팅비가 늘어난 탓이다. 2분기 매출은 587억 원으로 분기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 적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05억 원으로 26.65% 줄었다.

가장 약한 고리는 미국이다. 미국법인 자본총계는 설립 이듬해 -17억 원으로 돌아선 뒤 올해 상반기 말 -36억 원까지 확대됐다. 주가는 9월 한때 52주 최고가 대비 67.8% 낮은 8,510원까지 밀렸다.

이 흐름은 거래 가격에도 반영됐다. 공개매수가 1만 2,000원을 발행주식 전체에 단순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약 2,002억 원이다. 2025년 2월 초 시가총액 4,69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는 약 9배 수준이다. 42.5%라는 프리미엄은 크지만, 그 기준이 된 주가 자체가 크게 낮아진 상태였다.

회사 측은 5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자체 역량으로만 추진하던 브랜드 확장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더 공격적으로 실행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5개월 뒤 나온 이번 거래는 그 협업이 지분 동맹 형태로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루베니의 뷰티 지도는 일본∙태국∙∙∙롬앤이 막힌 미국과는 거리

마루베니가 상장 화장품사에 소수 지분으로 들어가는 방식은 처음이 아니다. 2023년 10월 태국 증시 상장사 카마츠(Karmarts)에 출자해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11월 현지 부분 공개매수로 최대 10%를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최대 취득 금액은 12억 5,000만 바트(약 60억 엔)로 2월 실시가 예정됐고, 마루베니가 100% 출자한 태국 지주사 웰시암(Wellsiam)을 통하는 구조다. 전액 출자 법인을 앞세운 부분 공개매수라는 점에서 웰라이언트 구조와 닮았다.

일본에서는 브랜드를 통째로 샀다. 마루베니는 1월 일본 스킨케어∙화장품 브랜드 에트보스(ETVOS)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 뷰티∙헬스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인수는 2025년 4월 설립한 소비재 투자 자회사 마루베니 컨슈머 플랫폼 재팬의 첫 투자다.

공개된 이력으로 보면 마루베니의 뷰티 자산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몰려 있다. 동남아는 롬앤이 판로를 넓히려는 지역이어서 카마츠와의 연계가 현실적인 접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이미 롬앤의 강점 시장이다. 롬앤은 2023년 일본 편의점 로손과 공동 개발한 전용 브랜드를 약 1만 2,000개 매장에 선보였다. 시장 성장세도 둔화했다. 일본 수입화장품협회 기준 한국 화장품 수입액 증가율은 2024년 40%에서 2025년 5.6%로 떨어졌다.

정작 손실이 쌓이는 미국에서 마루베니가 연결할 뷰티 유통 자산은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경쟁 K뷰티 기업의 선택과 비교하면 차이가 선명하다. ‘조선미녀’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은 2월 미국 K뷰티 전문 유통사 한성USA를 약 1,000억 원 몸값에 인수했다. 현지 유통망을 직접 손에 넣은 것이다. 롬앤은 유통망을 사는 대신 네트워크를 가진 파트너를 주주로 들였다. 통제력은 덜하지만 회사 돈을 쓰지 않는 방식이다.

 

절반만 팔릴 수도 있는 소액주주 몫, 성패는 미국 매장에서 갈린다

소액주주의 셈법은 단순하지 않다. 응모 물량이 20%에 못 미치면 한 주도 사지 않고, 28%를 넘으면 비율대로 나눠 산다. 두 대표 지분 42.4%를 뺀 나머지가 모두 응모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실제 매수 비율은 응모 주식의 절반 안팎에 그친다. 반대로 거래가 성립하려면 유통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응모해야 한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창업주와 마루베니 측을 뺀 유통 주식 비중은 30% 안팎으로 줄어든다. 거래 유동성이 낮아지는 만큼 응모하지 않고 남는 주주에게 주가를 떠받칠 근거는 결국 실적 개선이다.

첫 확인 지점은 11월 11일 마감되는 응모 결과다. 이어 11월 중순 나올 3분기 실적에서는 회사가 8월 말 입점하겠다고 밝힌 미국 대형 유통채널 약 600개 매장의 효과와 미국법인 손익이 드러난다. 마루베니가 지명할 기타비상무이사의 선임 시점과 투자위원회가 내놓을 첫 제휴∙투자 안건은 이 동맹이 실제로 어느 시장을 향하는지 보여줄 지표다.

길게 보면 남는 질문은 지분 구도다. 3년 경영 보장은 두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지킨다는 전제 위에 있고, 그 차이는 0.4%포인트다. 마루베니는 카마츠에서 첫 출자 약 2년 뒤 추가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롬앤에서 같은 길을 밟을지는 이번 공시만으로 알 수 없다. 약정 기간이 끝나는 시점의 지분 변화가 이 거래가 ‘동맹’이었는지를 가늠할 마지막 기준이 된다.

[한국M&A경제=최은지 기자] choi@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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