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노 매각 앞두고 그룹 지배력 누수 막기 위한 내부거래
거래 종결 후 우노에 남는 13% 잔여 지분 처분 향방
[한국M&A경제] 폴라리스그룹이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앞두고 그룹 내 인공지능(AI) 사업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가의 2.5배에 달하는 고가 내부거래를 단행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발생할 이유가 없는 동일 지배 체제 내 단순 지분 이동이지만, 매각 대상이 된 계열사에 현금을 안겨주는 대신 매수 주체인 다른 상장사에는 장부상 막대한 손상차손 리스크를 지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 이탈 앞둔 우노∙∙∙지배력 회수 나선 내부거래
폴라리스AI는 21일 기존 1대 주주였던 폴라리스우노가 보유한 보통주 43만 1,437주를 다른 계열사인 폴라리스세원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종결되는 12월 11일이면 폴라리스세원이 지분율 17.86%로 1대 주주에 오르고, 폴라리스우노는 13.79%를 가진 2대 주주로 내려앉는다. 폴라리스AI 측은 동일한 그룹 내 지분 이동인 만큼 실질적인 경영권 변동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거래의 실체는 바로 다음 날인 22일 단행된 또 다른 대형 인수합병(M&A) 발표로 드러났다. 폴라리스세원은 22일 보유 중인 폴라리스우노 지분 190만 주와 1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루멘스바이오스 측에 572억 7,500만 원을 받고 매각해 경영권을 넘긴다고 발표했다.
즉, 그룹 울타리를 벗어나게 될 폴라리스우노가 쥐고 있던 폴라리스AI의 1대 주주 지위를 사전에 회수한 것이다. 만약 21일의 주식 매매가 없었다면 새 주인인 루멘스바이오스가 폴라리스우노 인수를 통해 폴라리스AI의 최대주주 지위까지 위협할 수 있었다. 폴라리스오피스를 정점으로 폴라리스세원과 폴라리스AI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방어하기 위해 부랴부랴 지분을 이전한 셈이다.
시가 148% 웃돈 준 세원∙∙∙손상차손 위험은 주주 몫
문제는 이 지배력 교통정리에 동원된 매입 단가다. 이번 계약에서 책정된 폴라리스AI 1주당 거래 가액은 1만 1,181원으로 총거래 대금은 48억 2,389만 7,097원에 달한다. 계약 당일 폴라리스AI 시장 주가가 4,500원 안팎이었음을 고려하면 시가 대비 약 148%의 막대한 할증이 붙은 가격이다. 통상 외부로 경영권이 넘어갈 때 붙는 프리미엄이 20~50% 선임을 감안하면 내부거래치고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과거 2024년 2월 폴라리스우노가 옛 리노스(현 폴라리스AI)를 인수할 당시 투입했던 매입 원가 수준을 보전해 확실한 회수 자금을 안겨준 조치로 풀이된다.
그 이면에는 폴라리스세원과 일반 주주들의 희생이 따른다. 시장가치의 2.5배를 주고 지분을 사들인 폴라리스세원은 향후 폴라리스AI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회계상 막대한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한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의 현금을 비시장적 가격에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13.79% 남은 잔여 지분 향방이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연쇄 자본거래는 그룹 차원에서는 가발 소재 등 비주력 사업을 영위하던 폴라리스우노를 떼어내고 AI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공고히 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하지만 지배권 유지 비용을 개별 상장사에 전가한 구조적 한계는 고스란히 남았다.
양측의 거래 종결일은 모두 12월 11일로 일치한다. 잔금 납입이 끝난 뒤 새 주인 루멘스바이오스를 맞이한 폴라리스우노가 보유하게 될 폴라리스AI 잔여 지분 13.79%를 어떻게 처분할지가 핵심 변수다. 해당 물량이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에 쏟아지거나 제3자에게 넘어가 새로운 지분 경쟁의 불씨가 될지 확인하는 과정이 향후 폴라리스AI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M&A경제=구나연 기자] kny@kmnanews.com

